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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구속됐습니다 / THE SERIAL
프롤로그
최원재 · 황수림
“남편이 경찰서에 있습니다.”
“아들이 유치장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내일 영장심사라는데, 지금 뭘 해야 하나요?”
구속 사건의 가족에게서 오는 첫 전화는 이상할 만큼 비슷하다. 말은 짧고 질문은 많다. 경찰서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있고, 죄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체포인지 임의동행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되는 거냐”부터 묻는다.
가족이 형사사건을 처음 만나는 순간이다.
당사자는 수사기관 안에 있다. 밖에 있는 가족에게는 휴대전화가 있고 인터넷도 있고 차도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피해자에게 전화해야 할 것 같고, 회사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해야 할 것 같고, 집에 있는 서류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탄원서를 받아야 할 것 같고, 밤 열두 시가 넘었는데도 변호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때 좋은 뜻으로 한 일이 사건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사건 관계자에게 전화를 돌린 것이 회유로 오해될 수 있고, 회사 컴퓨터에서 파일을 정리한 일이 증거를 없앤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는데도 아무것도 못 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2017년부터 형사사건을 다루며 구속 전 피의자심문, 흔히 영장실질심사라고 부르는 절차를 100회 넘게 경험했다. 사선 사건도 있었고 국선 사건도 있었다. 처음 경찰서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고, 이미 여러 차례 구속을 경험한 사람도 있었다. 영장이 기각된 사람, 발부된 사람, 결국 무죄가 된 사람, 형을 살고 다시 돌아온 사람을 모두 보았다.
그 과정에서 법정 안만큼 많이 본 것이 법정 밖이었다.
사건 당사자는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조사 시간이 정해지고, 영장심사 시간이 정해지고, 구치소에 들어가면 기상과 식사와 운동의 시간도 정해진다. 이상하게도 밖에 남은 가족의 하루가 더 무너진다. 회사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카드대금은 누가 내야 할지, 아이에게는 어디까지 말할지, 이번 주 면회는 어떻게 잡을지 아무도 정해주지 않는다.
변호사에게 “속옷을 몇 벌 넣을 수 있나요”라고 묻기 미안해하는 가족도 있다. “편지에 사건 이야기를 써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몇 번이나 고쳐 쓰다가 보내는 사람도 있다. 법률사무실에서 보면 사소해 보이는 질문들이 그 가족에게는 그날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이 책은 구속영장을 ‘기각받는 법’만을 설명하지 않는다.
체포된 뒤 첫 몇 시간, 경찰서 유치장, 영장심사, 영장이 발부된 뒤 구치소에서 보내는 시간, 면회와 편지와 영치금, 구속적부심과 보석, 그리고 다시 나오는 날까지를 가족의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려 한다.
구속은 유죄판결이 아니다. 영장 기각도 무죄판결이 아니다. 법률가에게는 당연한 말이지만 가족에게는 이 두 문장이 몇 달 동안 계속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말하고 싶다.
구속은 한 사람에게 집행되지만, 그 뒤의 생활은 가족 전체에게 시작된다.
이 책은 그 밖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글은 두 변호사가 직접 집필했습니다.
최원재·황수림 공동 집필 「가족이 구속됐습니다」 원고를 바탕으로 공개한 글입니다. 실제 사건 관련 서술은 비밀유지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일부 재구성됐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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